사람에게는 초상이라는 것이 있다. 초상, 명사 그대로 한다면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이라는 정도의 뜻일 게다. 뭐, 뜻을 찾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시 진보와 황석영을 연결시키려는 사람들이 보여 잠깐 말해봤다. 너무 답답해서.
나는 기본적으로 진보의 뜻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그 이유? 너무나도 간단하다. 대한민국의 진보는 진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콤플렉스에 쫓긴 좌파일 뿐이다. 공안정국이 와야 살아남을 수 있고, 일단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생활형 좌파기 때문이다. 뭐 나는 이 관점에서 그들을 본다.
황석영 논란이 가중되면 가중될수록 나는, 씁쓸한 이 사회의 자화상을 본다. 이명박 이후 제대로 된 진보 진영의 결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 역시 이와 동일한 가치선상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말'에 흥분하고, '말'로 해결한다. 진중권 역시 내 기대를 '조금이라도' 빗겨 가지 않는다. 그는 황석영을 '그냥 무시하면 될 상대'로 본다. 이건 타당한걸까?
1. 콤플렉스
진보의 콤플렉스는 여기서 시작된다. 오로지 지조를 지키는 것만이 우선이며, 그들에게 부합하는 가치만이 옳은 가치이고, 토론보다는 그냥 웃고 만다.(진중권식 표현이다) 쿨~하다. 겉으로 보기엔 말이다. 하지만 난 그 안에서 컴플렉스를 본다. 변절 컴플렉스. 숱하게 보아왔던 70년대 프락치를 시작으로 한 대한민국 진보의 변절 컴플렉스.
그들이 보기엔 '변절'은 가치 절하의 표본이오. 순식간에 그 사람은 '원래부터 그래왔던 사람' 으로 평가된다. 내 참. 억울해도 이런 억울함은 없다. 그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는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며.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변절자로 남을 꺼다.
아, 이건 과히 관심을 넘어선 집착인거다. 내가 웃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이건 비웃는 수준을 넘어선, 이지메이고, 오버슈팅이다. 이 오버슈팅이 어디서 시작하는 걸까. 정말, 진보의 가치를 '누군가가' 버려서 계속되는 건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진보가 가진 컴플렉스인 것이다. 거기다 하나 더 있다. 니편 아니면 다 내편. 이 막연한 믿음. 대체 이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안드로메다에서 나오나?
2. 흑백논리.
앞서서 말했다. 니 편 아니면 다 내 편이라고. 그래 이게 흑백논리다. 황석영을 회색분자로 보면 간단한 일을 그에게 '흑색'이라고 규정짓는 것이다. 이 흑백논리가 가장 통할 곳은? 그렇다. 바로, 자신의 편이다. 진중권은 바로 이런 짓을 잘 한다. 때려죽이자! 타도하자! 라고 외치지 않아도 충분히 '지식인틱'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 흑백논리는 대한민국 지식인들이라고 '자부' 하는 먹물들의 전용 승강기요, 또한 제트기이며, 이명박의 어청수다. 그들은 그거 아니면 뜰 수가 없는 거다. 사실 이 흑백논리만큼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것이 없다. allied or emeny.
진보가 이것만큼 함정에 잘 빠지는 경우는 없다. 다른 경우엔 단언하지만 거의 없다. 단 그들은 '그 함정에 만큼은' 확실히 빠져준다. 정말 혀를 내 두를 정도로 말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이면 적인 것이다.
3. 진보여, 조금만 진보할 수는 없을까.
진보여. 정말 조금만 진보해 달라. 듣보잡으로 처리하기 이전에, 귀 얇게 문제의 핵심에 못 다가서기 이전에, 조금만 더 진중하게 할 수 없을까. 정말, 그럴 수는 없을까. 그래주면 안 될까. 당신들의 진보를 간절히 바랄 수는 없을까. 그냥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당신들이면 안 될까. 내가 꿈이 너무 큰 걸까.
수구놈들이야 어쩔 수 없는 놈들이라고 쳐도, 당신들만큼은 그래주면 안 될까. 그나마 진보 하나 믿고 사는 이 평범한 인간군상들에게 그런 대범함 하나 보여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