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진짜 진보를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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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진보를 말한다.
나는 열린우리당 진성당원이었다. 그리고 노무현 지지자였으며, 역시 지금도 노무현 지지자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내가 이 FACT를 밝혀놓고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진보, 진보의 '고집'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래, 나는 노무현 정권 5년 내내 참 많이 울었다. 노무현이 파병동의안을 말할 때 울었으며, 탄핵때도 울었고, 국가보안법에 좌절하는 걸 보고 울었다. 그저, 울었다. 억울한 것도 아니고, 쌤통이다라는 느낌은 더더욱 아니었으며, 뭔가 복잡한 기분. 딱 그거였다.
민노당에도 좀 '열받았다'. 대체, 자기 편이 될 수도 있었던(있었던 이다. 인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왜 저리 밀어내야 했나. 방법의 '다름'을 놓고 왜 이리 싸웠어야 했나. 정치란 때로 이해해 주면서 갈 일도 많을 텐데 말이다.
그게 서글퍼서 참 많이 울었다.(뭐, 이 문장으로 인해 민노당 때문에 서글퍼서 운 건 아니었다. 복잡미묘한 느낌. 이걸 다 쓰자면 3박 4일을 써도 모자르다) 그리고, 이젠 작아진 진보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그때의 감정을 느낀다. 왜 저럴까 하면서.
노대통령 이라크 자이툰부대 방문 <c>연합뉴스 김동진
상식의 진보가 필요하다
진보가 진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진보 진영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것은 그들이 시대가 변화했음을 '몸소' 느끼면서도 그들의 시대가 70년대 시계에 맞춰져 있음이, 이명박이라는 거대 '파쇼'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변화하지 않고, 아니, 정확한 워딩으로는 변화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다. 70년대 시대 상황으로 돌아갔으니, 70년대의 방식으로 투쟁하자는 거다. 아, 갑갑하다. 환장한다.
그들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래, 필자 혼자 필자만의 생각에 빠져 그럴 수도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던 김영삼의 트라우마가 그들에게 덧씌어져 그럴 수도 있다. 그래, 그럴수 있다. 라고 생각해주기엔, 이 시대가 너무 촉박하고, 갑갑하다. 황석영이 무릎팍에 나와 말하고 있는 '한 세대가 한 세대를 착취하는' 오늘의 시대를 그들은 못 보고 있다. 아니 안 보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 (c) 스타뉴스
비정규직 투쟁을 위해 연대하자는 소리, 물론 좋은 소리다. 비정규직은 노동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이 시대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소리. 물론 맞는 소리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진보는 단 하나도 반성할 것이 없는가. 20대들이 그렇게 좌절하고, 당하고, 무릎이 강제로 꿇려지는 이 시대에서 그들은 잘못한 것이 단 하나도 없는가.
또 이런 소리를 쓰면 분명히 '진보에게 너무 많은 짐을 씌운다' 던가, 혹은 '진보가 그 상황을 초래했냐'라든가, '진보에게 컴플렉스 있냐' 라는 소리까지 나올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런 거 없다. 오히려 왜 저럴까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시대가 변했다. 시위때 입에서 입으로 택 날리던 시대에서 인터넷 게시판 보고 다음 장소 알아내는 시대로 변화했다. 택 떠들면 전화로 달려가던 놈이 프락치다! 라는 정설로 잡아내는 방법이, 네티즌들의 과학수사로 잡아내는 시대로 변했다. 이 시대가 변화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정녕 모르겠단 말인가? 이데올로그가 끝나지 않은 시대라 해도, 절대 악이라 해도, 그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투쟁만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대체 그동안 진보는 뭐 한건가?
진보여, 그래서 아프다.
어느 댓글을 보니, 케인즈가 이렇게 말했다 한다. "저는 정보가 변하면 결론을 수정 합니다. 귀하는 어떻게 하시는데요?" 그래. 나도 묻고싶다. "시대가 변하면 대응 방법을 변경합니다. 귀하는 어떻게 하시는데요?" 라고. 꼭 황석영의 변절(솔직히 나는 이 단어를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 그냥 힘들어서 쉴려고 작정한 것도 같고, 누가 말하는데로 변절을 한 것도 같고. 이제 변명해주기도 지친다)을 두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당신들의 대응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대체, 그 수직상승하는 낡아빠진 엘레베이터 매커니즘을 언제까지 이용할텐가. 언제까지 그 메커니즘을 사용해서 결론을 낼 텐가. 언제쯤 진보가 '진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가. 도데체 언제? 사람 보고 이념을 결정하는 그 구닥다리 방법은 또 언제까지 쓸 텐가.
진보여. 진보는 덜 아플지 몰라도, 그런 진보를 보는 회색분자들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 당신들도 보수보다 더한 카르텔을 치고 산다는 것에 더욱 더 가슴이 아픈 현실이다. 진보여. 현실을 인정하면 안 되겠는가? 이제 '인정'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당신들 가슴속에 받아들이면 안 되겠는가?
진보여, 아프다. 이 아픔을 달래 주길 바란다. 당신들이 희망이길 바란다. 이 암울한 세상에 당신들이 정말 희망이길 바란다. 정말로. 그 구닥다리 똥차들은 좀 폐차시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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