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촛불을 들러 항상 나가던 때, 누가 나보고 그러더라.

"이보소. 광주가 왜 늘 몰표냐고? 우리는 예전에 친구들끼리 술먹다가도 아홉시만 되면 들어갔어. 왜인줄 아는가? 애 하나 더 만들자고. 피맺힌 한인거야. 한. 광주가 몰표? 인구 분포를 봐. 경상도 반이여. 반. 게임이 되는가 이게?"

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주를 한잔 쭉 들이키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소리없는 눈물을 훔쳐냈다. 늘 흥분하지 않던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사실 놀랐다. 엄청나게. 이게 '한' 이구나. 라는 생각을 스스로가 하게 됐다. 그는 늘 밝고 명랑했기 때문에.


대략 이런 느낌이랄까.....


1.

물론, 그 분이 흥분해서 한 말이기 때문에 이 말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란 힘든 일이다. 그래 그게 맞다. 사실은. 사람이 흥분을 하는 건 뭔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자신이 무엇인가 납득하지 못할 때. 가슴이 너무 아플 때.

그래, 내가 느낀 광주의 느낌은 그거였다. 이 사람들은 이게 한이라고 말할 기력도 없는 거구나, 그들에겐 역사가 아니라, 현실과 아픔의 중심이구나. 지금 현재도 그렇구나. 너무 아프면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못하겠구나.

혼자 그 생각을 했다. 차마 눈물을 흘리진 못했다. 내 눈물이 너무 가식적인 것 같아서.

2.

이명박이 5.18 기념식에 참석했단다. 허, 뉴스로 이 소식을 보고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었다.
(수정합니다. 작년에 참석했군요. 흑. 팩트를 정확히 확인하는데에 소홀했습니다. 그래도 나머지는 말이 되는군요 [퍽] 팩트 확인 잘못한건 정말 죽을죄입니다) 이게 뭐 하자는 짓인가. 최소한, 광주의 원흉이자, 광주의 아픔을 안겨준 전두환의 후손이, 아니, 최소한 다시 국민을 팬, 민주정부 이후 최초로 나온 파쇼독재의 장본인인 이명박이, 무슨 낮짝으로 그곳에 섰는지 섰었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역사는 지금 우리에게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라며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은 나라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선진국의 꿈을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라고 지껄였다.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내라고? 누가?

몇 명이나 이 나라에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말하나. 극우 보구 수구가 아닌 이상 몇이나 이 나라에 민주화가 되었다고 말하나. 미네르바가 인터넷에 글 몇개 썼다고 잡아가는 나라가 어디 민주화된 나라란 말인가(그의 진위 논란은 나중에 하자)

3.

이명박의 지난 대선에서 한 행보를 기억하는가? 이따위 행위 말이다.

최소한 이런 그의 입에서 광주가 거론되면 안 된다.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애비라도 이따위 망말을 지껄여선 안 되는 것이다. 최소한, 그가 한나라 대통령이 어쩌구 저쩌구 헛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광주에서 그런 '망발스럽고' '지극히 쥐박이스러운' 소리를 지껄이면 안 되는 거다. 최소한. 그가 진짜 이 나라를 이해하고 있고, 이끌어가려 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했던 행위부터 사과해야 한다. 최소한, 광주와, 518을 말하려면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쥐박이가 말하는 이 사회의 통합을 이뤄내고, 선진화로 가는 최소한의 룰이다. 최소한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한 대통령이 되는 최소한의 길이다.

4.

이명박, 최소한 광주에서 선진화를 말하려면, 이 나라의 과거청산부터 말하라. 이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말하려면, 그래서, 당신의 이름을 이 나라 역사에 떳떳하게 올려놓고 싶다면, 최소한 그게 광주를 대하는 당신의 태도여야 한다. 최소한, 광주에서 선진화따위의 헛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슴아픈 한을 달래줄 줄 아는 태도여야 한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기 이전에 이 나라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이런 짓 이전에, 정말 그들의 가슴을 안아줄 수 있는
쥐박이가 되길 권한다.  이건 정말 욕 나오는 짓이다.




PS) 믹시에 제 글이 등록이 안 되고 구글에 제 글이 안 나가고 있습니다. 해결 방법 아시는분? 댓글이나 방명록, thistopia@thistopia.biz로 보내주시면 복받으실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