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미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때에는 주로 대형 기업이 지사를 내거나 아니면, 한국의 웹 서비스 중 딜을 통해 인수합병을 하고 그로 인한 기존 서비스의 회원 DB + 새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걸 보면 외국 애들이 아직은 순진무구하구나 싶다. 비지니스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뭐 잘나가는 서비스가 아니라면 한국에 와서 왕따 당하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주로 외국 기업에서 한국 서비스에 진입하려고 할 때의 가장 큰 장벽은 사실 언어장벽이 아니다. 문제는 서비스 마인드를 못 찾는다는 점이다. 차라리 구글처럼 완벽하게 사용자들에게 메리트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서비스의 경우에는 상당히 삽질을 할 수밖에 없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웹=무료의 등식으로 거의 굳혀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외국 기업에서는 Killer Service의 포지션을 못 잡곤 한다. 가령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스토리지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던지, 아니면 뭐 서비스 그 자체를 유료화 한다던지, 보통 이러곤 하니까 그 서비스는 알려지지도 못하고 망하는 거다. 대한민국에서는 맛 들여놓고 맛 들인 서비스에서 가랑비에 옷을 젖게 해야 한다는 진리는 한 5년쯤 대한민국에서 굴러본 사람이어야 알만한 서비스 법칙이기도 하다.

사실은 예전 4대 통신망 시절처럼 온 서비스가 다 유료화되는 부분이라면 뭐 문제 될 것이 있겠냐만, 지금같은 경우는 유료 서비스 잘못 했다간 프리챌처럼 한순간에 작살나는 건 순식간이니, 만약 5프로 이상의 유료화 성공률을 바란다면 그 서비스 회사는 그냥 미국에서 돈 잘 버는 게 속이 편하다. 가끔 클라이언트들이 한국 시장에서 이런 서비스 어때요 하고 지나가는 말로 물으면 내 대답은 미국 시장에서 부운 돈의 두배를 부울 자신이 있으면 과감히 지르라고 권해주곤 하는데, 그러다가 내 말 안 듣고 다시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하다.

여튼 한국 사람들의 서비스 분석력은 왠만한 웹기획자들보다 날카로운 건 사실이다. 한 순간에 보고 아 이건 뭐가 메리트네 하고 돈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밀고 나가 결제까지 가는 게 사실이니, 결국 돈을 벌어주는 서비스가 제일 돈을 많이 버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고. 가끔씩 어떤 놈이 "이건 공짜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야!" 라고 기획안을 요구해 들어보면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는" 이거나 "다단계 모델"인 경우가 많은 건, 그로 인해 돈 벌게 해줄 수 있다고 포장할 수 있으니 그런 자신감이 있는 거다. 다단계 사업이 때려 맞건, 언론이 아무리 경각심을 부추기건 안 없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서비스의 제 1법칙. 가랑비에 옷 젖게 하라. 이 법칙을 가장 잘 지키고 있는건 구글이고, 그래서 구글이 한국 광고시장에 어떤 서비스를 들이댈지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앞으로 진출할 대형 외국 포털의 진입 방법은 무엇일지 사뭇 기대가 된다.